채영석 | 2018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SDV8 보그 SE시승기 |

랜드로버 4세대 레인지로버의 부분 변경 모델을 시승했다. 앞 얼굴의 중심인 그릴 디자인을 바꾸고 실내에는 인컨트롤 터치 프로를 채용하는 등 대대적인 상품성 향상이 포인트다. 새로운 시트 프레임을 적용해 시트 기능성을 개량한 것도 눈길을 끈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SDV8 보그 SE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2018년은 랜드로버 브랜드 탄생 70주년을 맞는 해다. 1948년 4월 30일 네델란드의 암스테르담 모터쇼에서 랜드로버 시리즈 1을 공개한 것이 시작이었다. 70년 동안 누계 판매대수는 700만대였다. 그 중 레인지로버는 170만대 가량이 팔렸다. 랜드로버의 2017년 글로벌 신차 판매대수는 44만 2,508대로 양산 브랜드들의 판매대수와는 큰 차이가 있다. 그만큼 프리미엄 SUV는 양산 브랜드와는 다른 길을 가고 있다.

 

최근 SUV 시장에 수퍼카 브랜드인 람보르기니가 SSUV(수퍼 SUV)라는 수식어로 우루스를 내 놓았고 벤틀리도 벤테이가라는 차명의 SUV를 출시했다. 그보다 먼저 출시된 마세라티 르반떼도 있다. 롤스로이스 컬리넌과 메르세데스 미이바흐 브랜드의 SUV도 구체화되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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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SUV시대로 가고 있음을 알게 해 주는 내용이다. 미국은 라이트 트럭으로 분류되는 픽업트럭과 SUV의 판매 비중이 65%를 차지할 정도로 급증했다. 역으로 말하면 세단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는 얘기이다. 그래서 GM과 포드는 미국시장 세단 라인업을 줄이고 있다. 중국시장은 2017년 전체 판매 2,888만대 중 1,025만대가 SUV였다. 그래서 모든 자동차회사들이 SUV 시장에 뛰어 들고 있다. 

 

미국의 지프 체로키가 시조이고 토요타의 RAV4와 기아 스포티지 등이 도심형 모델로 진화시킨 것이 SUV, 크로스오버다. 하지만 정작 가장 많은 SUV라인업을 구축해 실속을 챙긴 것은 독일 프리미엄 3사다. 이들은 소형부터 대형까지 세분화해 각 브랜드 모두 7개 전후의 모델을 라인업하고 있다. 중국 시장과 SUV라는 이 시대의 화두를 감안하면 자동차 종주국 메이커들의 시장 대응력이 새삼 돋보인다. 포르쉐도 마찬가지이다.

 

랜드로버 브랜드에도 6개 모델이 있다. 레인지로버 계열의 레인지로버와 스포츠, 벨라, 이보크를 비롯해 랜드로버 계열의 디스커버리, 스포츠 등이 있다. 세그먼트와 장르의 구성에서 독일 프리미엄 3사의 그것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디스커버리가 모노코크 섀시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시대 시장이 요구하는 크로스오버 성격으로 변했다는 점은 같다. 오늘 시승하는 레인지로버는 최상급 모델로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이 말해 주듯이 하이엔드 시장의 절대 강자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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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 전문 브랜드로서의 성격을 바탕으로 신세대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차 만들기를 통한 독창성 강화가 차별화 포인트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다른 브랜드들과 뚜렷이 다른 점을 제시해야 한다. 2013년 등장한 레인지로버 4세대가 5년만에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은 이유를 찾을 있는 부분이다. 라이프사이클이 긴 랜드로버 모델의 평균에 비하면 빠른 변화다.

 

더불어 그레이드의 세분화로 선택의 폭을 넓힌 것도 프리미엄 브랜드다운 내용이다. 국내에는 4.4리터 V8 디젤과 5.0리터 V8 가솔린을 베이스로 보그와 오토바이오그래피, SVA다이내믹 등 다섯 가지가 있고 여기에 하반기에 등장할 롱 휠 베이스 버전도 세 가지를 라인업했다. 시판 가격이 1억 8천만원대부터 3억 1천만원대까지 있다는 점도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Exterior & Inter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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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체인지 때도 그랬지만 부분 변경 모델도 클렘셀(조개 껍질) 보닛, 프론트 도어 주변의 공기 배출구, 윈도우가 커버되어 뒤로 각을 준 D필러 등의 문법은 그대로다. 디테일의 변화를 통해 세대를 구분하고 진화를 표현하고 있다.

 

앞쪽 라디에이터 그릴이 벨라와 같은 그래픽으로 바뀌었고 범퍼의 디자인도 달라졌다. 더불어 태양광에 가까운 빛을 발산하는 올라운드 LED 헤드램프가 새롭게 채용됐다. 기본형부터 52개의 LED를 사용한 매트릭스 LED헤드램프가 적용되며 오토바이오그래피에는 142개의 LED 로 구성된 픽셀 LED헤드램프가 채용된다. 주간주행등과 인텔리전트 하이빔 어시스트, 스티어링 휠의 조향각에 따라 조사각도를 바꾸는 어댑티브 프론트 라이팅 등이 기본 사양으로 된 것도 달라진 점이다. 측면에서는 에어벤트 그래픽을 다듬었으며 뒤쪽에서는 범퍼와 트윈 테일 파이프도 새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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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는 변화의 폭이 크다. 대시보드의 레이아웃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센터 페시아의 구성이 레인지로버 벨라에서부터 채용된 신세대다. 두 개의 10인치 터치스크린 액정 디스플레이의 인컨트롤 터치 프로 듀오가 포인트다. 이 디스플레이에 많은 스위치와 버튼이 통합됐다. 자동차의 기능이 복잡하면서 그만큼 버튼수가 많아지는데 랜드로버는 그런 흐름에서 간결함을 택했다.

 

랜드로버는 정통 오프로더를 표방하면서도 디지털 장비에 대한 아이디어는 선도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인컨트롤 터치 프로 듀오는 12인치 액정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계기판과 함께 부분 변경 모델에서 가장 큰 변화다. 앞으로 등장하게 될 랜드로버 모델들에 적용이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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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랜드로버를 보여 주는 인컨트롤 프로텍트와 리모트 앱 기능도 기본 사양으로 됐다. 긴급 출동을 비롯해 어시스턴스 서비스 등 커넥티비티 기능에서 부족함이 없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차량 도난에 대비한 인컨트롤 시큐어 시스템도 옵션으로 설정되어 있다.

 

앞쪽에서 뒷좌석 시트를 제어하는 기능이라든지 터치 스크린과 리모콘 앱을 통해 제어하는 것 등도 디지털 랜드로버의 좋은 예다. 슬라이딩 파노라마 루프에 제스처와 오토 블라인드 기능을 추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간단한 손동작으로 블라인드를 작동하는 것인데 원활하지는 않다. 아직은 외부에서 도어를 잠그면 자동으로 블라인드를 닫아 햇빛을 차단하는 기능으로 사용하는데 만족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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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트도 새로운 프레임을 적용해 쿠션과 시트백의 두께를 줄여 공간을 넓혔다. 핫스톤 마사지와 전동식 헤드레스트가 추가된 것도 눈길을 끈다. 25가지 프로그램과 강도 조절로 마사지를 해 준다. 시트 마사지 기능은 등장한 지 꾀 시간이 지났지만 사용자들로부터 크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레인지로버에서는 어떤 반응을 얻을 지 궁금하다. 시트 스위치가 도어 패널로 옮겨졌다.

 

Powertrain & Im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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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은 3.0리터 V6와 4.4리터 V8 디젤, 3.0리터 V6 수퍼차저, 5.0리터 V8 수퍼차저 가솔린이 있고 2.0리터 가솔린을 베이스로 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있다. 5.0리터 가솔린에 자연흡기 엔진이 4세대 모델 데뷔 당시에는 있었는데 없어졌다. 이 중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4.4리터 디젤과 5.0리터 수퍼차저 가솔린(525마력/565마력) 등. 가솔린 수퍼차저 엔진은 출력이 510마력에서 525마력으로, 550마력에서 565마력으로 각각 15마력 증강됐다. 시승차는 4,367cc V형 8기통 DOHC 터보 디젤로 최고출력 339ps, 최태토크 75.5kgm를 발휘한다.

 

변속기는 ZF제 8단 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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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모델 데뷔 당시 AUTO모드가 추가되어 2세대로 진화한 터레인 리스폰스2는 랜드로버가 자랑하는 장비다. 노면 상황에 따라 전자제어에 의한 구동력 배분과 차고 조정, 트랜스퍼 매니지먼트 등을 전환하는 장비다. 기본적으로 구동방식은 50 : 50 풀 타임 4WD이면서 전자제어 다판 클러치에 의한 토크 스플릿 제어를 하고 있다. 표준으로 센터 디퍼렌셜 록(차동 기어 잠금장치), 그리고 옵션으로 리어에 디퍼렌셜 록 기능을 갖추는 등 기본적인 구성은 달라지지 않았다.

 

레인지로버의 터레인 리스폰스2의 작동은 터치스크린이 아닌 센터 콘솔에 있는 다이얼과 버튼으로 한다. 레인지로버 벨라에서는 스크린에서 조작이 가능했다. 운전자의 입장에서는 통상은 AUTO모드로 두고 그냥 달리면 된다. 선대 모델까지는 5가지 모드 중 운전자가 상황에 맞게 선택해야 했다. 오토모드는 타이어의 그립 상태를 1초에 100회의 속도로 순간적으로 판단해 최적 모드를 자동으로 선택한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400rpm부근, 레드존은 4,200rpm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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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4,0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45km/h에서 2단, 70km/h에서 3단, 105km/h에서 4단, 130mk/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발진감이 아주 매끄럽다. 2.6톤에 달하는 거구이지만 디젤의 두터운 토크로 커버한다. 정지 상태에서나 크루징 상태에서의 진동과 소음은 어지간한 가솔린보다 조용하다. 랜드로버는 50km/h에서의 노면 소음과 160km/h에서의 풍절음은 공히 목표로 한 고성능 하이엔드 세단을 상회하는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런 느낌 때문인지 대형 세단과 같은 감각으로 달리게 된다. 거칠게 몰아 붙이기 보다는 부드럽게 다루게 된다는 얘기이다.

 

다시 오른발에 힘을 주면 엔진회전계와 속도계의 바늘이 비슷한 속도로 상승한다. 고속역에서는 아무래도 5.0리터 수퍼차저와 비교하면 차이가 나지만 굳이 그런 속도로 달릴 일은 없을 것 같다. 변속 감각도 매끄럽다. 정속 주행 상황에서는 90km/h에서 8단으로 시프트 업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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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스펜션은 앞 더블 위시본, 뒤 멀티링크 그대로. 댐핑 스트로크는 길다. 일반 도로의 코너링이나 헤어핀에서의 거동은 무게 중심고가 높은 차의 특성을 보인다. 드라이빙 모드 일반과 다이내믹, 에코 등 세 가지 중 ‘일반’이 ‘컴포트’로 표현이 바뀌었다. 상황에 따라 터레인 리스폰스의 AUTO모드가 해제되면 컴포트 모드로 전환된다.

 

터레인 리스폰스2와 연동하는 에어 서스펜션은 상하 최대 190mm 차고 조정이 가능하다. 최저 지상고를 최대 296mm까지 높일 수 있다. 그로 인해 오프로드에서 접근각과 이탈각이 훨씬 좋아졌다. 휠 베이스가 길어진 만큼을 커버하고도 오히려 더 좋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 이유다. 영국에서 경험한 적이 있는 도하 심도도 선대 모델보다 200mm 더 깊은 900mm까지 향상됐다. 보닛과 그릴의 틈새, 프론트 펜더 부분의 퀸 메리라고 부르는 공기 배출구로의 물의 침입을 막아서 가능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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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 투 록 3.2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뉴트럴. 이 정도의 전고를 가진 차로는 의외의 거동이다. 타이어와의 매칭도 좋다. 어지간한 속도가 아니면 타이어가 끌리지 않고 치고 나간다. 데뷔 당시 스티어링 휠의 조타감이 조금 더 무거웠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달라지지 않았다. 푸트워크가 경쾌하게 느껴지는 것도 4세대 레인지로버의 특징이다. 회전반경은 생각보다 작다는 느낌이다.

 

ADAS 기능 중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ACC는 앞쪽에 다른 차가 끼어 들었을 때 반응이 아주 빠르다. 빠른 속도로 앞 차가 헤드업 디스플레이상에 표시되는 것과 동시에 속도가 줄어든다. 스티어링 휠의 진동으로 알려주는 차선 이탈 경고장치는 있지만 보그 SE에는 방지장치는 없다. 상급 그레이드에는 차선 유지 어시스트 기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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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AS 장비는 오프로더에도 유용하다. 이번 부분 변경 모델에서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TPC : All-Terrain Progress Control)기능이 탑재됐다. 2km/h~30km/h의 속도에서 작동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다. 컵 홀더 왼쪽에 있는 별도의 버튼으로 작동한다. 눈길이나 잔디 등 미끄러운 길에서 유용할 것 같다. 디지털화하면서도 오프로더로서의 진화에 비중을 두고 있음을 보여 주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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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지로버는 더 이상 ‘사막의 롤스로이스’가 아니다. SUV 시대에 기존 대형 세단 대신 럭셔리 SUV를 원하는 사용자들을 노리는 크로스오버다. 초호화 장비와 다기통 엔진, 잘 다듬어진 거동으로 일반인들과는 다른 사고방식을 가진 부유층을 타겟 마켓으로 하고 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비싼 만큼 뚜렷한 차별화 포인트다. 랜드로버라는 브랜드가 주는 힘이 원천이지만 이 시대 사용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장비를 레인지로버에 맞게 세팅한 것도 경쟁력이다. 그것을 받아 들이냐의 여부는 온전히 사용자의 몫이다.


주요제원 레인지로버 SDV8 Vogue SE

크기
전장×전폭×전고 : 5,000x1,983x1,869mm
휠베이스 : 2,922mm
트레드 (앞/뒤) : 1,690/1,683mm
최저지상고 : 220mm
공차 중량 : 2,650 kg
트렁크 용량 : 855 리터
연료탱크 용량 : 86 리터

 

엔진
형식 : 4,367cc V8 터보 디젤
보어×스트로크 : 84.0x98.5mm
압축비 : 16.0 : 1
최고출력 : 339ps/3,500rpm,
최대토크 : 75.5kgm/1,750~2,250rpm

 

변속기
형식 : 8단 자동 8HP70
기어비 : 4.714/3.143/2.106/1.667/1.285/1.000/0.839/0.667/R 3.317
최종감속비 : 2.73

 

섀시
서스펜션 (앞/뒤) : 더블 위시본/멀티 링크(에어 서스펜션)
브레이크 (앞/뒤) : V. 디스크
스티어링 : 랙 & 피니언
타이어 : 275/45R 21
구동방식 : AWD

 

성능
0-100km/h 가속 : 6.9 초
최고속도 : 218 km/h
최소회전반경 : --m
연비 : 복합: 8.0km/리터(도심 7.0/고속 9.7)
CO2 배출량 : 248 g/km

 

시판 가격
SDV8 Vogue SE : 1억 8,750 만원
SDV8 오토바이오그라피 : 2억 440만원

 

(작성 일자 : 2018년 5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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