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전기차 테슬라 모델S 90D 이 가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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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사진제공=테슬라
"큰 스마트폰을 타고 다니는 듯하네."

다음달부터 국내에 공식 인도되기 시작하는 테슬라 '모델S 90D'를 시승하고 난 느낌이다.

테슬라는 지난 3월 스타필드 하남과 청담동에 전시장을 정식으로 연 뒤 온라인으로 차량을 주문받고 있다.

이젠 누구나 전시장을 찾아가 테슬라 차량 실물을 살펴보고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시승 신청도 해볼 수 있다. 기본가 1억1570만원의 국내 첫 판매 모델인 모델S 90D를 타봤다.

청담동 본사에서 올림픽대로를 타고 암사대교를 건너 강변북로로 빠져 다시 돌아오는 30분 맛보기 코스다.

외형은 빨간색 스포츠 세단의 날렵한 인상을 갖고 있다. 다만 실내 인테리어는 억대 내연기관 차의 화려함보다는 현대적·실용적 이미지가 더 강했다. 차량 오디오도 테슬라 자체 브랜드다.

차 열쇠는 스포츠카 브랜드 포르쉐처럼 작은 테슬라 차량 모형으로 만들었다. 이 키를 들고 앉으면 시동이 켜진다. 물론 전기차여서 조용하다.

메르세데스-벤츠 스타일의 운전대 우측 기어 레버를 D로 바꾸고 액셀을 밟았다. 생각보다 묵직했다. 모터로 작동되는 특성상 밟는 느낌이 가벼우면 너무 치고 나갈 수 있다는 점을 배려한 듯했다.

'지루한 모범생' 같은 친환경차 이미지를 깰 정도로 가속 성능은 돋보였다. 실제 시속 100㎞까지 올라가는 데 4.2초 걸린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그러나 심장을 쿵쾅쿵쾅 울리는 '엔진 아드레날린'과는 또 다른 주행 감성이었다. 차가운 질주랄까.

배터리를 차량 하부에 탑재하다 보니 요철에 긁히지 않을지 우려됐는데, 시내 도로에 진입하면 알아서 자동으로 서스펜션이 올라온다는 게 직원 설명이다.

센터페시아 위치의 큰 디스플레이는 이 차를 '움직이는 IT기기'처럼 보이게 하는 시각적 효과를 불러온다. 에어컨·음향 등 차량 내부기기 컨트롤이 가능하지만 구글과 연동되다 보니 한국 도로에서 필요한 지도(내비게이션) 등은 아직 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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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모델S 90D' 내부/사진=장시복 기자
특이하게 '화생방'(생화학무기방어모드) 기능이 있다. 혁신가로 불리는 테슬라 창업주 일론 머스크다운 재치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별도의 과학적 입증은 안 됐지만 주행 중 미세먼지 제거 정도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재력이 충분하면서 진보적이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갖고자 하는 고객들이 타깃일 듯하다. 이미 미국에서 할리우드 배우들이 테슬라를 선택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그러나 세단형 모델S는 수년 전 미국에서 나온 모델이라 '얼리어답터'들의 시선은 앞으로 나올 SUV(다목적스포츠차량)형 '모델X'로 쏠리는 분위기다. 공식 수입전 '모델S 85'를 써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최근 모델X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모델S의 브랜드 이미지, 가속 성능과 디자인은 뛰어나지만 1회 충전 인증 주행거리가 378㎞로 보조금 적용시 2000만원대인 쉐보레 볼트EV(주행거리 383㎞) 등에 비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뛰어난 지는 꼼꼼히 따져볼 만하다. 충전 인프라를 차치하고라도 1억원이 넘는 구입 자금이 있다면 세상은 넓고 자동차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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