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즈키 GSX-S1000F와 함께한 새해맞이 투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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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는 언제나 흐뭇합니다. 사랑하는 가족들 혹은 동고동락을 나눠온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리는 추운 날씨를 무색하게 따뜻한 자리를 만듭니다. 그리곤 일 년 동안 있었던 다양한 일들과 경험들을 가만히 되새겨봅니다. 라이더들은 당연히 모터사이클과 함께한 추억을 떠올리게 됩니다. 저도 한 해를 보내며 바이크와 함께한 즐거운 추억에 미소를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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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모여 제야의 종이 울려 퍼지는 장면을 보면서 정말 한 해가 마무리됐다고 느끼죠. 새해를 맞이하면서 누구나 과거의 아쉬움에 매달리기보다 새로운 행복을 위한 계획이나 목표를 생각하게 됩니다. 필자 역시 새해 목표와 계획을 잡았습니다. 2016년 첫 발을 특별하게 맞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쉽게 해맞이를 할 수 있는 근교의 산이 있지만 GSX-S1000F와 함께 일출과 일몰을 보고 싶었습니다. 추운 날씨가 걱정이지만 반면 그렇기 때문에 더욱 값진 추억이 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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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이라 날은 어두웠지만 다행히 눈이 내리지 않아 노면은 생각 보다 좋은 상태였습니다. 추운 날씨로 굳은 몸을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풀고 듬직한 GSX-S1000F와 새해맞이를 위해 서둘러 출발했습니다. 새해 첫 주행이라는 설렘에 추운 새벽 공기를 느끼질 못할 만큼 마음이 따뜻했습니다. 당일 여행 일정으로 목적지를 신중하게 정해야 했습니다. 당일 여행은 너무 먼 거리로 잡으면 주변 추억이 남기보다 이동하는 기억만 남을 뿐이고 가까운 곳으로 잡으면 허전함이 남습니다. 그래서 이번 여행으로 선택한 곳은 적당한 거리에 위치하고 일출과 일몰을 볼 수 있는 강화도로 선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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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밝지 않은 날씨에 어둠 속에 빛나는 GSX-S1000F의 풀 LCD 계기반은 평소보다 멋스럽게 느껴집니다. 밝기 조절이 가능한 LCD 계기반은 해가 짧아진 겨울철엔 다양한 정보를 쉽게 볼 수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새벽의 차가운 바람을 꽤 막아주는 풀 페어링은 작은 행복감을 느끼게 해줍니다. 스트리트 파이터 느낌의 GSX-S1000에 비해 GSX-S1000F는 독특하고 날렵한 독수리 형태의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개성 있어 보일까 생각이 들지만 듬직한 차체에 잘 어울리는 디자인입니다. 희비가 엇갈리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주행 중 주변에서 돋보이는 점은 확실합니다. 외관으로 보면 다르지만 GSX-S1000과 GSX-S1000F는 같은 엔진에 같은 섀시를 사용하고 있는 쌍둥이 형제입니다. GSX-S1000이 가벼운 핸들링과 상체를 젖히는 가속감으로 도심 속 스트리트 파이터로 유용한 세팅이라면 GSX-S1000F는 풀 페어링으로 주행풍을 가르고 무게를 더해 고속 주행 시 안정감이 있고 핸들링이 묵직하여 스포츠 투어러 느낌이 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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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임에도 경쾌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머플러는 주행 중 느끼는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4000rpm에서 4기통 고유의 경쾌한 엔진음을 보이기 시작하여 8000rpm을 넘기면서 자신이 원래 슈퍼 스포츠 바이크 엔진인 것을 알려주는 화끈한 엔진음을 들려줍니다. 강화도로 가는 도심은 이른 아침이라 차량은 적지만 신호가 많습니다. 자주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구간은 슈퍼 스포츠 바이크를 타는 라이더가 부담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네이키드나 투어러 같은 GSX-S1000F의 편안한 포지션은 다릅니다. GSX-S1000F는 810mm라는 낮은 시트고와 와일드 팻바를 사용하여 컨트롤하기 좋고 허리를 편하게 필 수 있는 업 스탠드 라이딩 포지션이라 부담감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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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GSX-S1000과 GSX-S1000F는 스즈키의 슈퍼 스포츠 바이크 GSX-R1000의 2005년부터 2008년형 모델에 사용한 엔진을 디튠 하여 사용합니다. 스즈키의 롱스트로크 엔진으로 슈퍼 스포츠 바이크 중량을 줄이기 위한 일반적인 숏스트로크 4기통 엔진의 단점이었던 중저속 엔진 회전 구간은 물론 고속에서도 강력한 10.8kgm토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편안한 포지션과 넓은 회전 영역에서 나오는 고른 토크는 마치 엔트리 바이크를 즐기듯 불편함 없이 도심을 빠져나오기에 충분합니다. 순정 윈드 스크린은 작은 편이라 방풍 성능을 충분히 라이더가 느끼기엔 조금 부족한 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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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마음으로 목적지를 향해 가던 중 생각보다 일출이 일찍 시작되었습니다. 계획한 대로 강화도에서 일출을 보기엔 늦어 졌습니다. 급히 근처에 일출을 볼 수 있는 곳을 검색하여 일단 행주산성으로 가기로 했습니다. 도심과 가까운 위치로 해마다 추운 날씨에도 많이 인파가 일출을 보기 위해 찾는 곳입니다. 도심을 조금 벗어나 조용한 경치와 가벼운 와인딩 로드를 지나면 대첩문이 보입니다. 계획된 곳은 아니지만 GSX-S1000F와 함께 2016년의 첫 햇살은 따뜻함과 행복감을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기쁨을 잠시 접어두고 계획했던 일정을 위해 서둘러 스로틀을 감으며 강화도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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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중 추운 날씨로 도로가 얼어있는 구간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추운 날씨를 생각해 과격한 주행을 자제하지만 겨울철 노면에 대한 공포심은 피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이번 투어는 GSX-S1000F의 신뢰성 높은 TCS(트랙션컨트롤시스템)을 믿고 출발했습니다. 주행 중 전/후 휠 스피드, 스로틀, 크랭크, 기어 총 5개의 센서가 초당 250회로 반복 확인하여 휠이 미끄러지거나 접지력 손실로 인한 바이크 위험성을 줄여 주는 시스템입니다. 사용자에 따라 ON/OFF가 가능하고 3단계 선택이 가능합니다. 이번 주행도 노면 상태를 고려해 3단계로 설정했습니다. 3단계는 시스템이 바이크에 가장 간섭이 심한 단계로 미끄러운 노면을 주행하기엔 안성맞춤입니다. 거기에 고급 사양인 브렘보 래디얼 마운트 모노블럭 캘리퍼와 휠 스피드를 1회전 당 50회 모니터링하는 ABS 유닛이 장착되어 미끄러운 노면에서 피로감이 적고 든든한 마음으로 겨울철 투어링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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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로 가는 길은 넓은 직선 구간이 많아 병렬 4기통 엔진에서 나오는 144.1마력 고속 주행을 느끼기엔 충분했습니다. 도심에서 느끼기 힘든 가슴이 뻥 뚫리는 즐거움을 느꼈지만 풀 스로틀을 비틀 수 없었습니다. 고속 이동을 위한 목적이 아닌 여행의 즐거움을 얻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넓은 도로와 바다가 보이는 풍경은 새해맞이를 하러 나온 라이더에겐 놓칠 수 없는 광경입니다. 분위기에 취해 주행하다 보니 어느 순간 강화도 입구에 가까워지고 있었습니다. 바다 향기와 양옆을 푸른 바다로 감싸고 있는 강화초지대교가 반갑게 맞이해줬습니다. 초지대교를 지나자 낯익은 이름이 도로이정표에 쓰여 있었다. 바로 초지진입니다. 여러 외적의 침입을 막아왔던 군사적 요충지로 우리 역사와 아픔이 서려 있는 곳입니다.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초지진으로 방향을 옮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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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지진 주차장에 도착하자 멋스러운 큰 소나무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소나무 사이로 초지진과 이어지는 돌계단이 보였습니다. 초지진 성곽은 보호 차원으로 입장할 수 없지만 돌계단에서 아쉬운 대로 당시 바다를 지켜보던 관군들의 시야를 느껴 볼 수 있었습니다. 투어 중 유적지를 방문한 적이 없어서 몰랐지만 뭔가 큰 깨달음을 얻고 가는 이색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강화도로 새해맞이를 하러 나왔는지 주차장은 생각보다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주차장에서 GSX-S1000F의 개성 강한 풀 페어링 컬러 덕에 주변의 시선을 받아 덕분에 기분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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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 바닷길은 바다를 풍경으로 곧게 펼쳐진 길을 떠오르기 마련입니다. 강화도는 인천광역시에서 가장 큰 섬마을입니다. 섬마을이다 보니 굽은 코너가 많습니다. 작은 집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집 앞은 작은 밭들로 이뤄진 어촌 풍경은 새로운 감성을 끌어내기 충분했습니다. 짧은 구간의 직선과 코너가 많은 길이지만 중저속에도 강한 토크를 가진 GSX-S1000F는 주행 중 불편함을 느끼지 못 했습니다. 시트 역시 잦은 코너링과 장거리 주행 중 라이더에겐 큰 영향을 줍니다. 스포츠 주행을 염두에 둔 시트는 얇은 편이지만 배기량에 맞게 넓은 면적을 확보하여 체중 이동이 쉽고 앞뒤로 상황에 맞게 상체를 이동할 수 있어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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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하루 일정으로 복귀하는 길에 목표했던 일몰을 보기로 했습니다. 목적지는 김포시에 하나밖에 없는 포구 대명항입니다. 서울과 인접한 위치 덕에 주말이면 나들이 인파로 붐비는 곳입니다. 구름 뒤로 태양이 모습을 감추며 자연스럽게 붉은 노을이 멋스럽게 연출되었습니다. 바다 향기와 정박해 있는 많은 고깃배들은 노을과 어우러져 새해맞이 나온 라이더에겐 감동과 성취감을 느끼기엔 충분했습니다. 멋진 풍경을 모두 담아 가기엔 짧은 하루 일정이었지만 보고 느낀 감동은 더없이 크게 남았습니다. 추운 날씨로 미끄러워진 노면을 안전하게 달려준 GSX-S1000F와 함께였기에 부담 없이 새해 첫 추억을 만들었습니다. 투어로 시작한 새해 첫 날인만큼 힘찬 미래와 멋진 추억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일 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더불어 대한민국 라이더들의 밝은 새해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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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엽 기자
사진
최권영 기자
제공
라이드매거진(ridem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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